유동룡미술관 두 번째 기획 전시
<손이 따뜻한 예술가들 : 그 온기를 이어가다>

유동룡미술관은 이타미 준의 작업을 통해 그의 사상과 철학을 나눈 개관전시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 이후로, 동시대 작가들과 호흡하며 시대정신을 담아낸 두 번째 기획 전시 <손이 따뜻한 예술가들 : 그 온기를 이어가다>를 선보입니다.

‘손이 따뜻한 예술가들’은 이타미 준이 자신의 에세이 집「돌과 바람의 소리」에서 자신과 가깝게 교류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던 예술가들을 소개하며 사용한 제목입니다. 두 번째 기획 전시를 통해 이타미 준과 같은 방향성을 가진 동시대 건축가, 예술가들과 함께 현재와 연결된 이타미 준의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현대 건축에 본질적으로 결여되어 있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고 한다면,     

인간의 온기라든가 야성미(자연)일 것이다."

야단스럽게 화려한 건물들로 즐비한 80-90년대 일본 아카사카 거리 속에 자연의 온기를 불어넣고, 균질화된 서울 도시 중심에 야성미를 가진 저항의 조각을 세웠던 이타미 준은 언제나 시대에 결핍된 것을 고민하고, 건축을 통해 균형의 회복을 질문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과 기술의 발전으로 편리함을 얻었지만, 어긋나버린 균형과 인간 중심의 관계 속에서 각종 사회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논의되어 오던 환경 문제는 이제 기후 비상사태라는 한계점에 치달았으며, 파생된 2-3차적인 식량 위기, 난민, 멸종 등의 사회 문제들은 모든 생명체와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각인의 탑 ©Mitsumasa Fujitsuka 

유동룡미술관은 이타미 준이 한결같이 고민하던 ‘균형’에 대해 돌아보고,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의 방향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전시는 건축·설치·미디어·공예 등 다양한 작업 방식과 관점을 통해 우리가 놓인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속 문제 인식을 유도하고, 공존과 회복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들과 함께합니다. 물성과 본질에 집중하며 건축을 통해 자연과의 균형을 제시했던 초기 이타미 준부터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속 매개체로의 건축을 보여주었던 말기 이타미 준, 종이 건축을 통해 환경과의 균형과 실천을 제안하는 인도주의 건축가 시게루 반을 필두로, 동시대 현대 미술 작가 6인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전시를 통해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자연과 인간의 균형’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면서,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제시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인식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본 전시의 궁극적인 메세지이기도 한 ‘균형의 회복’은 인식을 통한 공감과 작은 변화를 통해 함께할 때 가능합니다. 유동룡미술관은 본 전시를 시작으로 모두가 함께 균형의 회복을 향해 이야기를 나누고 움직임을 만드는 대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전시와 지역 사회로 확장된 캠페인,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들 그리고 관람객과 함께하며 실천적인 회복의 활동에 앞장서겠습니다.

Theme 1) 펼치다 : 이타미 준

"현대 건축은 무엇을 담당하고, 인류에게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까.

현대 건축에 본질적으로 결여된 무언가가 있다면, 인간의 온기이거나 야성미일 것이다."

전시의 시작이 되는 첫 번째 테마는 이타미 준의 세 작품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칩니다.

이타미 준이 활동했던 80-90년대 한국과 일본, 시대의 흐름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며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의 건축들 가운데, 그는 시대에 결핍된 것들을 고민하고 건축을 통해 인간의 온기와 야성미를

찾고자 했습니다. 모노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물성과 본질에 집중했던 당시 이타미 준은 돌, 흙과 같은

원초적인 재료를 통해 균형의 회복을 질문했습니다. 현재와 연결된 메세지를 전달하는 <온양미술관>, 

<각인의 탑>, 세 작품으로 전시를 시작합니다. 

- 테마 구성 작가 : 이타미 준

Theme 2) 이어가다 : 예술가들

"내가 전달하여 했던 것은 자연과 인간 사이에 나타나는 세계,

즉 새로운 세계를 보는 것이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는 것이다."

두 번째 테마에서는 이타미 준이 던진 질문을 바탕으로, 동시대 예술가 여섯 팀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고민하며 공존과 회복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소재와 재료뿐 아니라 현상으로의 자연을 담은 건축, 인간과 자연의 매개체로서의 건축,

폐자재의 건축 등을 통해 균형을 추구했던 이타미 준의 작업과 연계하여, 예술가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테마 구성 작가 : 이타미 준 · 시게루 반 · 박선기 · 한원석 · 강성철 · 조소연 · 태싯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