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온양미술관, 1982 / 정우성
© OSAMU MURAI

유동룡은 근대 기술로 만들어낸 모든 사물이 힘없이 풍화될 것 같은 풍경 속에서
온전하게 버텨낼 수 있는 ‘뚝심 있는 건축’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단서를 주변 시골집에서 찾았습니다. 
또, 땅에서 솟아오른 원초적인 반원 형태의 무덤을 보며 
흙으로 빚은 조형의 원점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흙과 돌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흙의 가소성과 낮은 탄력, 그리고 확장성에 주목했던 것입니다. 
재래 방식으로, 황토를 틀에 넣어 누른 후 햇볕에 말리고, 
이를 초벌구이 해 벽돌을 만들었습니다. 

미의식을 고집하지 않고, 자연의 소재인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린 건축, 
벽돌을 만들어 쌓는 것이 전부였던 건축, 바로 그것이 <온양미술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