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트렁크, 1975 / 문소리

아오야마에 있는 펍 <트렁크>는 오래된 벽돌이 따뜻하게 감싸는 공간을 원한 의뢰인의 요구를 반영한 작품입니다. 
이 무렵 유동룡은 <이조의 민화>라는 책 출간을 위해 서울을 오갔습니다.  
그리고 100년 전 벽돌로 지어진 서울의 한 건물이 철거되면서 그곳에서 자신이 찾던 수작업으로 만든 ‘진짜 벽돌’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구한 15000개의 벽돌로 <트렁크> 내부를 에워쌌고 낡은 거룻배의 폐자재를 개구부의 틀과 바에 사용했습니다. 
그의 첫 상업공간 프로젝트였던 시미즈의 작은 찻집을 설계할 때와 비슷한 소재와 방식으로 완성한 공간입니다. 
그런 점에서 두 작품이 시간을 초월해 자신의 내면에서 공명하고 조응하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