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문소리와 함께 하는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 전 / 문소리

 
2022년 11월 제주도에 문을 연 유동룡미술관의 첫 전시를 저 문소리와 함께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유동룡미술관이 기획한 첫 번째 전시의 제목은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입니다. 건축가이자 예술가로 활동하며 그는 늘 자연에 귀 기울였습니다. 특히 ‘바람의 노래’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자신의 에세이에 ‘바람이 들려주는 노래에 집중하면 어떤 형상이 살아난다’고 쓴 것처럼, 바람에 녹아든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는 노력했습니다. 이렇듯 대지를 어루만지고 자연과 사람을 보듬는 바람은 유동룡에게 늘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는 유동룡이 바람의 노래에 화답하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들을 회고합니다. 1970년부터 2011년까지, 최초의 작품이었던 <어머니의 집>부터 제주도에 있는 <포도호텔>, <방주교회>, <수풍석 박물관>, 그리고 제주 국제영어도시의 마스터 아키텍트로서 남긴 기념탑까지, 그의 대표작들을 사진·모형·드로잉으로 소개합니다.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야성이 살아있는 건축, 생각의 힘을 뺀 ‘무심(無心)’의 건축, 자연과 인간 사이의 중간계를 추구한 건축, 모더니스트이면서도 시대와 타협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구축한 유동룡의 건축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유동룡미술관의 시작을 알리며 그가 40여년간 구축한 독창적인 세계를 아우르는 한 편의 서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