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여백의 집 Ⅱ, 1981 (2F 영상실 내) / 문소리

마당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상자가 마주보는 모양으로 설계한 유동룡의 집입니다. 
큰 상자인 본채는 담과 연결되어 있고, 본채와 분리된 작은 콘크리트 상자는 자신의 명상 장소이자 서재인 사랑방입니다. 
정원 한구석에 땅을 조금 파내고 두 평 정도의 크기로 만들었습니다. 
본채와 많이 떨어져 있진 않지만 일단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는 ‘일상에서 벗어난 공간’이었고, 
하지만 작업하는 동안 가족의 기척을 느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유동룡은 자연과 공기, 물에 대해 의식하던 시기에 이 집을 지으며 ‘바람의 상자’ 또는 ‘공기의 상자’라 불렀고, 금욕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