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수·풍·석 미술관, 2006 / 문소리

제주도의 자연 그 자체를 컬렉션 하기 위해 만든 ‘물’, ‘바람’, ‘돌’ 3개의 미술관입니다. 
각각의 건물에 녹아 든 자연을 감상하며 아름다움에 대한 경험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들 작품에는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새로운 세계를 매개하는 것이 건축’이라 했던 유동룡의 건축 철학이 상징적으로 드러납니다. 
<수 미술관>은 제주도의 물을 상징하며 사각형 건물을 타원형으로 도려내 하늘의 움직임을 수면에 투영했습니다. 
나무 판을 이어 붙인 상자처럼 생긴 <풍 미술관>은 나무 판들 사이의 빈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 소리를 강조했습니다. 
바람 강한 날에는 현(弦)을 문지르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마지막 <석 미술관>은 암흑 같은 단단한 상자에 의도적으로 구멍을 내고 마치 살아있는 꽃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빛을 보며 사람들이 저마다 반응하기를 그는 바랐습니다.